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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젼리더십

가장 만족한 순간은?

언뜻 보면 너무나 평범한 이 질문을 통해 칙센미하이는 현대 심리학계에서 가장 주목하는 주제가 된 몰입(flow)이라는 현상을 밝혀냈다.   몰입이란 어떤 활동에 깊이 빠져서 시간이나 공간, 타인의 존재나 심지어 자신에 대한 생각까지도 잊는 심리 상태를 의미한다.

  운동이건 독서이건 너무 몰입한 나머지 시간 가는 줄도 몰랐던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칙센미하이는 명상가, 오토바이족, 체스 선수, 조각가, 공장 근로자, 발레리나, 암벽 등반가, 음악가 등 서로 다른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삶에서 가장 행복했다고 보고한 경험이 매우 비슷함을 발견했다.  이는 신비주의자가 말하는 ‘무아지경’, 화가와 음악가가 말하는 ‘미적 황홀경’, 운동선수들이 말하는 ‘물아일체의 상태’와 같은 심리 상태였다. 

 사람들은 각기 다른 활동을 하면서 몰입 상태를 경험하지만 그 순간의 경험을 묘사하는 방식은 놀라우리만큼 비슷했다.  칙센미하이가 발견한 몰입의 경험은 다음과 같은 특징이 포함되어 있었다. 첫째 정신을 집중한다. 둘째 뚜렷한 목적이 있다. 셋째 즉각 피드백을 얻는다. 넷째 주체적으로 행한다. 다섯째 타인의 시선으로 부터 자유롭다. 여섯째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그렇다면 몰입과 집중력의 차이는 무엇일까?
집중력이란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부담스럽고 힘들다는 느낌을 주지만, 몰입은 물이 흐르는 것처럼 아주 자연스럽게 빠져 들어가는 것으로 전혀 힘이 들지 않는 상태로 행복감을 준다.    몰입을 영어로는 flow(흐름)라고 하는 것 역시 이 때문이다.   이 사실은 실험을 통해서도 증명되었다. 몰입을 자주 경험한다고 보고한 사람과 그렇지 않다고 보고한 사람들을 나누어 대뇌피질의 활성도를 측정했다.  빛이나 소리 같은 자극에 주의를 기울일 때, 얼마나 정신적 에너지를 어느 정도 소비하는지 알아보기 위한 것이었다.  그 결과 몰입을 경험하지 않는다고 보고한 사람들은 자극에 집중할 때 피질의 활성도가 평소보다 증가했지만, 몰입을 자주 경험한다고 보고한 사람들은 반대였다. 오히려 평소보다 활성도가 더 떨어졌다.   즉,  주의 집중을 하는 순간에 정신적 노력이 오히려 덜 필요했던 것이다.   이 실험 결과는 몰입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자신에게 필요한 자극을 선별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의미한다. 
 매 순간 무엇이 적절한 자극인지 결정하고 초점을 맞추는 것은 매우 귀중한 능력이다.  

 정신장애를 겪는 사람들은 다양한 자극들에 주의가 분산되어 주의 집중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와 반대로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성공하는 사람들은 자신에게 필요한 것만 선택할 수 있는 주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  편안한 마음으로 필요한 자극에만 주의 집중을 하느냐, 아니면 너무 많은 자극에 주의를 기울여서 힘든 마음을 가지느냐는 초보자와 전문가의 차이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