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시각장애인으론 최초로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땄고,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장애인 정책담당 차관보로 일했던 강영우(68)씨, 중학교 3학년 때 골기퍼를 하다가 친구가 찬 공에 눈을 맞아 실명했다. 그 소식을 들은 어머니는 8시간 만에 뇌졸중으로 세상을 떠나셨고, 아버지는 이미 3년전 돌아 가셨다. 졸지에 집안의 가장이 된 누나는 평화시장 봉제공장에서 일하다가 과로로 숨진다. 13세 남동생은 철물점으로, 9세 여동생은 고안으로 보내졌다. 그는 맹인 재활센터로 가야 했다.
그 이후 혼자의 힘으로 68년 서울 맹학교와 72년 연세대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유학해 3년8개월 만에 피츠버그대에서 교육학 전공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 장애인이 받은 최초의 박사학위였다.
이처럼 힘들고 어려웠던 굴곡의 삶을 긍정의 에너지로 이겨온 그런 그에게 2011년 11월29일 췌장암에 걸렸다는 진단이 내려졌다. 1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고서 강영우씨는 이렇게 세상 사람들에게 말문을 열었다.
“제가 살아온 인생은 보통 사람보다 어려웠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나쁜 일 대문에 내 삶엔 더 좋은 일이 생겼다. 저는 나쁜 일이 생기면 미래에 더 좋은 일이 생긴다는 긍정적인 가치관 , 생각을 가지고 늘 살아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고통과 시련에 직면한 젊은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도 그거라고 했다.
“암보다 깊은 병은 포기다. 부정적인 생각으로 자기 자신을 포기하는 게 가장 나쁘다. 긍정과 부정은 컴퓨터 자판의 ‘스페이 바’ 하나 차이다. ‘nowhere(어디에도 돌파구가 없다)’에서 스페이스 바 하나만 치면 ‘now here(바로 여기)’로 바뀐다. 끝이라고 생각하면 끝이지만. 지금 여기라고 생각하면 기회가 된다.
힘들 때 포기하지 않는 게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긍정적 가치관만 가지고서는 안되고 이를 이겨내고 나갈 수 있는 내면의 신념도 같이 있어야 한다. 강한 가치관과 밀어 부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하고 부드러운 가치관과 주변을 배려하고 높은 산에 올라 보는 것처럼 넓은 세상을 바라보는 거시적 자세 그리고 자연과 함께 호흡하면서 한 걸음 한걸음 삶의 목표를 두고 분수에 맞게 살면서 천천히 나아갈 때 신은 분명히 도움을 손길을 내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