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나는 금년에 대학에 입학을 하게 된 큰딸과 중3에 올라가면서 자신의 꿈을 새롭게 하고 있는 작은 딸에게 똑 같은 책을 선물 했다. 일상에 짓눌려 꿈을 제대로 꾸지 못하는 10대들에게 7명의 ‘꿈의 멘토’들이 들려주는 그들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은 방송작가 하유미씨가 펴낸 “지금 너의 꿈이 세상을 바꾼다”라는 책이다.
어린 시절 영화 스타워즈에 매료돼 ‘언젠가는 우주에 가고 말겠다’는 꿈을 가지게 된 우주인 이소연 박사, 중학교 시절 우연히 본 영화 한 편으로 영화에 대한 꿈을 갖게 된 영화제작사 심재명 대표, 고등학교 때 신문반 활동을 통해 뉴스에 매력에 빠지게 된 김주하 앵커 등 7명의 성공여성들의 생생하고 진실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책에서 소개되는 성공여성들은 원래부터 뛰어난 머리나 특별한 재주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김주하 앵커나 심재명 대표 같은 이는 어려운 가정환경 때문에 학창 시절 아르바이트를 두세 개씩 해야 했고, 김영혜 판사의 경우는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지 못한 좌절을 경험하기도 했다. 또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인이 된 이소연 박사는 과학고 시절 수학 점수가 100점 만점에 3점을 맞은 적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의 공통점은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시련과 아픔을 씩씩하게 맞서서 극복해 냈다는 사실이다.
또한 이들이 더 훌륭한 것은 오늘날 ‘누구나 꿈꿀 수 있는 일’이 된 일들이 그 당시 여성에게는 잘 열리지 않았던 분야로 ‘최초의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왜 여자가 비행기 조종을 못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민간 항공사에서 최초의 여성 기장이 나오기까지는 60년이란 세월이 필요했다고 한다. 그 꿈을 이룬 것이 홍수인 기장이다.
2008년 한 해를 뜨겁게 달구었던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 박사, 우리나라 민간 항공기 사상 최초의 여성 기장인 홍수인 대한항공 기장, 명문 쾰른 대학에서 독일어로 전공 과목을 강의한 최초의 외국인 여성이자 대한민국 세 번째 여성 대사인 김영희 전 세르비아 대사, ‘남성들의 세계’인 영화계에서 한국 영화사에 남을 웰메이드 영화들을 꾸준히 만들어온 제작자 심재명 대표, 국제형사경찰기구인 인터폴의 대한민국 중앙사무국에서 미주 지역을 담당하는 최현아 요원, 세계여성법관회의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부회장에 선출된 김영혜 전 판사, 방송 뉴스 사상 최초의 여성 단독 앵커 김주하.
우주인이나 항공기 조종사, 인터폴 요원 등의 직업은 실현 가능성 때문이든 취향 때문이든 우리 사회에서 보편적으로 선호되는 직종은 아니다. 여자아이들이 보통 꿈꾸는 미래상은 더욱 아니다. 이미 세상이 많이 바뀌었고, 여자라서 못하는 (좀더 정확히 말해, 여자라서 써주지 않는) 분야도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우리 사회에서 여성이 직업으로 선택해서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는 분야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외무고시 최종 합격자 중 여성의 비율은 2008년 65.7%, 2009년 48.8%로 족히 절반을 차지함에도, 대한민국 대사 중 여성은 ‘지금까지’ 모두 3명밖에 되지 않는다. 또 2008년 국내 민간 항공사에서 최초 여성 기장이 탄생하기까지 60년의 세월이 걸린 것만 봐도 그렇다. 이 책에 등장하는 선배 여성들은 남성들이 이미 확고하게 구축해 놓은 세계에서 여성으로서 당당히 자리매김했다. 오늘날 여성의 진출이 비교적 흔한 분야라도, 여성으로서 맨 처음 그 분야에 발을 들여놓는 물꼬를 트기 위해 온갖 편견과 장벽을 극복해야 했던 선배들이 있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미 난 길을 가기란 쉽지만, 길이 없는 곳을 직접 뚫고 다져가며 길을 만들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니 '나'도 할 수 있고 '우리'도 할 수 있다. 포기하지 말고 도전하자.
'실패'한다 할지라도 그것은 성공으로 가는 길 중의 하나이고, 이렇게 하면 실패 하는구나 하는 소중한 경험을 얻게 되는 것이다. 진정한 성공을 위한 깨달음이자 발걸음이니. 그렇게 생각하고 용기를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