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젼리더십

이제는 파트너십이다

감창연 교수 2010. 5. 2. 00:56
요즘 드라마중 거상 김만덕에 관한 이야기가 또 한 번 화제거리가 되고 있다. 정조18년(1794), 계속되던 흉년도 부족하다는 듯이 거대한 태풍이 제주를 휩쓸었다. 그 단단하던 제주목 관아의 기왓장이 산산조각이 나고, 길가의 돌멩이가 나뭇잎처럼 날아다닐 정도로 태풍의 위력은 엄청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산더미 같은 해일이 해안 인근 밭들을 덮쳐서 공들여 키운 곡식들은 짠 바닷물에 마치 김치를 담근 것 같이 절여버렸다.
정조는 제주 목사 심낙수의 장계를 읽고 고민에 빠졌으나, 이내 어명을 내렸다.
“육지 백성은 자유롭게 옮겨다닐 길이 있다. 그러나 섬 백성은 진휼 곡식이 없으면 어떻게 살아갈 수 있겠는가. 짐은 섬 백성을 먼저 구원하는 것이 옳다고 여긴다. 심낙수를 파직하고 이우현을 제주 목사로 제수하라.”
하지만 야속하게도 하늘은 진휼 곡식만을 애타게 기다리던 아사 직전의 제주 백성의 희망을 짓밟아버렸다. 1차 구휼선이 거센 풍랑을 만나 배 12척 가운데 5척이 침몰하고 말았다. 그 사고로 진휼 곡식 2천여 석이 바다에 가라앉았고, 출납을 담당한 감관 한 명과 수십 명의 선원이 익사했다.
신임 목사로 부임한 이우현은 그 소식을 듣고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거센 풍랑을 헤치고 운반해 온 진휼 곡식 9천여 석은 관아 인근 마을 백성에게 나눠주기도 부족한 터였다.
다음 진휼 곡식을 받으려면 두 달은 더 기다려야하기 때문에 섬 외곽 지역 백성의 허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섬 안에 곡식이 없으니 진휼선이 도착할 때까지 초근목피로 연명하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었다. 이러한 절망이 시대에 한줄기 희망을 불 빛이 있었으니 거상 김만덕이다.

“열두 살에 고아가 된 김만덕, 제주의 빛이 되다.”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무엇인지를 보여준 영원한 제주의 어머니”
‘나눔’이란 단지 돈이 많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나눔이 아름답고 위대한 이유는 ‘경천애인(敬天愛人)’의 마음이 저절로 가득 우러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경천애인’ 같은 금언(金言)들은 삶의 본보기가 되는 말이라 우리가 배워 익히 아는 말이지만 모든 금언이 그렇듯이 절대로 쉽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위대한 가치와 진리를 담은 말이라 그 말을 따르고 실천한다면 나를 세우고 빛낼 수 있는 줄은 잘 알지만 그렇게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거라면 이미 금언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보통 사람들은 좀더 쉬운 가치를 좇는다. 그 쉬운 가치는 흔히 돈과 권력이다. 요즘은 학벌과 외모도 가치가 되었다. 그리고 돈의 가치는 점점 맹위를 떨쳐 마치 세상의 모든 가치인 양 그 위세가 대단하다. 하지만 전혀 향기롭지 않다. 사실 돈을 버는 것 그 자체가 가치가 없는 일은 아니지만, 그 돈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악취를 남기기도 하고 때로는 영원한 향기를 남긴다. 여기 김만덕 할망이 전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200년이 다 되었지만, 여전히 아름답고 위대하다. 

 그의 일화 중...초창기 동문객주와 서문객주와의 사활을 건 입찰경쟁에서 만덕의 동문이 이기는 과정을 보면.. 뱃사람등의 마음을 사는 사례가 있는데... 그것은 사람을 사람답게 대하여..실제 장사에서도 상하 또는 갑을 관계가 아닌 이익을  같이 공유하는 파트너십의 관계로 보았던 것이다. 주종관계가 아니라 우리는 한배를 탄 같은 사업을 하는 비즈니스 파트너란 사고야 말로 오늘의 모두가 우러러 보는 김만덕의 비즈니스 리더십이라 할 수있다.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협상술인 것이다.

결국 비즈니스란 이윤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거상 김만덕에게서 또 하나의 삶의 지혜를 배운다. 너와 나를 살리는 윈원 파트너십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