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새 짓
며칠 전 모 정당 대표가 공천위원 인선안이 지난 연말 비대위원 인선안처럼 사전에 유출될 것을 우려 "지난번에 촉새가 나불거려"라며 보안이 깨진 것에 대해 불쾌감을 표시한 바 있고, 소속 국회의원은" 자신의 뜻과 다른 말을 언론 등에 하는 사람들에게 경고를 하는데 이를 경험한 의원들은 모골이 송연 해진다고 했다"고 전했다.
다른 정당의 국회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여기는 충절을 목숨처럼 아끼는 선비의 고장”이라며 “선비의 고장에서 주민과의 약속과 신의를 헌신짝처럼 저버리는 철새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지역민심을 자극하는 촉새가 판을 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정치인들 사이에 요즘 많이 회자 되는 치의 이름이 있다. 바로 촉새인데, 이 새의 특징은 한시도 입을 놀리지 않고는 견디지 못한다. 이 새를 빗대어 정치인들의 발언이 언론에 오르내린다.
자고로 늙은이가 촉새 짓을 하면 그냥 참을 수 있어도 새파랗게 젊은 치가 입 방정을 떨면 견딜 수가 없다. 리더십의 철칙 중의 하나는 승진할수록 높은 자리에 올라 갈수록 말을 아껴야 하고 말 수를 줄여야 한다는 말과도 일치한다.
입이 가벼운 사람은 믿기 어렵고 죄 없는 사람들에게 허물을 뒤집어씌우는 일을 겁 없이 하기 때문에 촉새가 있으면 어린애 옆의 칼과 같이 항상 아슬아슬하기 마련이다.
입이 앞서는 사람은 변명에 이골이 나 있을 뿐만 아니라 제가 해야 할 일은 하지 않고 남의 험담만 쫓는 무리이기 마련이다. 험담을 하는 입이란 본래 마음이 비뚤어져 남이 잘하는 일을 보면 참지 못한다.
그래서 촉새들은 남의 허점이나 약점을 찾아 쪼아댄다. 입만 놀리면서 할 일을 미루고 빈둥거리는 사람은 빈틈없고 성실한 사람을 가장 싫어하는 법이다. 그래서 촉새 같은 사람은 남의 이야기에 스스로의 귀를 막고 정도를 걷지 않는다.
세상에는 옳은 사람도 있고 나쁜 사람도 있다. 그러나 스스로를 나쁜 사람이라고 여기는 사람은 거의 없다. 다들 자기를 좋은 사람이라 여기고 산다. 살인강도도 세상 탓이지 제가 못나서 그렇게 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핑계 없는 무덤은 없다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주변사람들이 좋은 사람이라 마라는 사람은 적어도 무엇이 이치인가를 아는 사람이고 무엇 하나는 잘하고 있는 사람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론적으론 옳으나 현실은 실제로 행하기가 어렵고 서로를 등치고 간을 빼 먹는 세상이라 푸념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그런 사람을 보면 스스로가 그런 물에 빠져 있어서 자신의 진실한 모습을 가리고 살아가는 사람이다. 그런 나쁜 물리와 환경에 빠져 있다 할지라도, 그것이 잠시 살아가는 방편이라 여기고 진정한 정도의 길을 포기 해서는 안 된다. 그 것 만이 허황된 촉새 짓 보다 진성성 있는 삶이요, 언젠가는 비록 소수일지라도 사람들이 나를 알아 주는 존경 받는 삶의 일부가 될 것임은 분명하기 때문이다.